돈만 벌기 위해서 창업한다면 실패할 경우가 많습니다. 코스닥에 상장하고도 망한 기업이 70~80%입니다. 한 번의 성공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철학`을 갖고 창업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가져야 할 `창업철학`은 무엇일까.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이 스타트업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새싹포럼 데이` 기조연설을 맡은 그는 젊은이들의 `능동적인 삶`을 위한 첫 번째 도전이 창업이 될 수 있다며, 금과옥조로 삼을만한 스타트업 사례를 소개했다.
고 회장은 “박근혜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더 이상 남을 따라하는 `모방경제`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창조경제`를 위해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조건은 두 가지, 창조를 위한 교육시스템 변화와 도전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열정, 아이디어, 기술만 보고도 투자할 수 있는 엔젤투자자가 30만 명을 넘었고, 실패하더라도 창업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만 없다면 몇 번의 재투자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결국 창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고 회장이 `철학`을 바탕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든 스타트업으로 꼽은 곳은 총 6곳. 신발회사 `탐스(TOMS Shoes)`, 온라인 신발판매 회사 `자포스(zappos.com)`, 스마트폰을 통한 일상생활 관리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씽즈닷컴(smartthings.com)`, 사용자 위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웨이즈닷컴(waze.com)`, 포크 센서를 이용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하피 포크(hapi fork)` 스마트폰 활용 폐활량 진단 서비스 `스피로스마트(spirosmart)`가 주인공이다.
특히, 자포스는 1999년 설립된 미국 최대의 온라인 신발 쇼핑몰로 2009년 아마존이 8억7000만 달러 규모로 인수했다. 신발을 넘어 의류, 핸드백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회사는 IT기업이기 전에 직원의 행복을 최고 지상과제로 여기고 이를 기업 문화로 승화시켜 아마존에 `행복경영`이 인수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 회장은 “아마존은 당시 자포스만의 철학과 문화를 산 것”이라며 “온라인으로 신발을 판매하는 스킴(scheme)은 누구나 베낄 수 있지만 그 회사의 문화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돈만이 아닌 세상을 위해 할 일을 고민하고, 그러기 위해 팀원과 결속력을 다질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 우리나라에는 카피캣(모방제품)이 많다”며 “이들의 성공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싸이와 박진영의 예를 들어, 싸이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창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비와 원더걸스를 내세워 단순하게 미국을 따라하는 카피캣으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고 회장은 “단순하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을 내세운 제품은 중국에 의해 쉽게 따라잡힐 수 있다”며 “디자인과 서비스 분야까지 각 분야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융합해야 혁신적인 아이템을 만들고 이를 통한 미래 산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경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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