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들로 이루어진 육각형 구조의 긴 관
10대 미래 신기술… 응용시장 '무궁무진'
미ㆍ일 주도… 한국 공정기술도 '수준급'
1991년 일본의 NEC 부설연구소 이지마 수미오 박사에 의해 처음 보고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는 탄소들로 이루어진 육각형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어 가늘고 긴 관 형태를 이루는 물질입니다.
그 직경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로 매우 작지만 강철에 비해 최대 100배 이상의 강도를 가집니다. 또 15%의 변형에 견딜 수 있는 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기전도도(은과 비슷)와 열전도율(다이아몬드 정도)까지 우수해 각종 장치의 전자 방출원, VFD(Vacuum Fluorescent Display), 백색 광원, 전계발광 디스플레이(FED, Field Emission Display), 2차 전지 전극, 나노 와이어, SPM(Scanning Probe Microscope)의 탐침(probe), 고기능 복합체 등에서 많은 응용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탄소나노튜브는 벽을 이루고 있는 탄소원자의 결합 수에 따라 크게 단일벽 탄소나노튜브와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로 나뉩니다. 탄소원자로 구성된 벽이 하나인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ingle-wall Nanotube, SWNT)가 전기전도성, 열전도성이 매우 우수한 반면 탄소원자로 구성된 벽이 두개이상인 다중벽 나노튜브(Multi-wall Nanotube,MWNT)는 전기 및 열적 특성은 다소 떨어지지지만 기계적 특성이 우수하고 제조가 용이해 산업적 응응 분야가 넓습니다. 이밖에 단일벽 나노튜브가 여러 개 붙어서 다발을 이룬 튜브 형태인 다발형 나노튜브(Rope Nanotube)도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의 연구 동향=탄소나노튜브에 관한 연구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에서 활발히 진행되어지고 있지만 관련기술의 선진국은 미국입니다.
미국은 탄소나노튜브 소재 개발에 대한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산체계를 모색하면서 다양한 응용제품의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하이페리온(Hyperion Catalysis)과 CNI(Carbon Nanotechnologies)가 있습니다.
탄소나노튜브의 최초 발견국인 일본은 단일벽 탄소나노튜브의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소재 생산과 응용제품 개발에 전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비해 관련 제품시장이 광범위해 대기업인 NEC, 미쓰비시, 미쓰이 등이 탄소나노튜브 연구를 진행중이고 중소기업인 시와텐코사가 나노파이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후발 국가인 한국은 소재의 원천기술 특허에서는 뒤지지만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는 공정기술은 거의 대등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응용 시장=`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는 과학기술계에서 `산업판도를 바꿀 10대 미래 신기술'중의 하나로 선정돼 많은 연구 및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2002년의 탄소나노튜브 세계시장은 1200억원 규모이지만 매년 최소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 2010년에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탄소나노튜브의 지름 등을 조절하면 도체가 반도체로 바뀌어 기존 실리콘의 1만 배인 테라바이트급 집적도를 가진 메모리 칩 설계도 가능합니다. 일반소재와는 달리 엄청난 빛을 발산하는 성질을 이용, 두께가 얇고 전력 소모가 극히 적은 평판 디스플레이도 제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구의 강력한 대체소재는 물론 우주복과 같은 초강력 섬유, 휴대폰 충전기, 수소연료전지, 센서 등 그 활용도는 응용기술의 개발에 따라 무궁무진합니다.
그러나 탄소나노튜브는 아직 실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이유는 소재(탄소나노튜브) 생산을 위한 양산 기술이 충분히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응용제품 개발 또한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응용제품이 등장하지 않은 점 등도 실용화를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응용기술개발에 있어 삼성 등 일부 대기업만이 탄소나노튜브에 관심을 가질 뿐 대부분의 산업계가 아직 탄소나노튜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길재식기자 osolgil@
2008/02/05
